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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스눕과 아웃라이어

최윤호 2010. 9. 29.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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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눕 - 상대를 꿰뚫어보는 힘
20100809 - 20100817
샘 고슬링. 한국경제신문

물건을 보고 사람에 대해 알아본다. 언뜻 일본 만화 "미스터리극장 에지"를 생각나게 하지만, 다행히도 죽은 자의 기억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의 성격과 태도 등을 그 사람이 사무실, 방 등에 남긴 물건 등으로 유추 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이 연구로 박사 학위를 따고 지금도 심리학과에서 열심히 연구 중이라 그런지 이 학문에 대한 애정과 지식이 대단하다. 이 한권으론 진정한 스누퍼가 되기보다는 "관음증 환자"로 오해받기 쉽상이겠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혹은 진지한 길로 들어서는 첫 걸음으로 좋은 책이다.

** 5대 성격 유형 분류체계에서 말하는 5가지 성격 유형은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동조성', '신경성'이다. 개방성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이고 상상력, 예술적 관심, 감성적, 모험심, 지성, 심리학적 진보주의이다. 성실성은 '로보캅'이고 자율적 효율성, 질서정연함, 책임감, 성취 지향성, 자기통제력, 신중함이고, 외향성은 비버리 힐스 캅의 '알렉스 폴리'인데 친근함, 사교성, 자기주장, 활덩성, 자극 추구이다. 동조성은 장로교 목사인 '프레드 로저'인데 신뢰성, 도덕성, 이타주의, 겸손함, 동정심이고, 신경성은 '우디 앨런'인데 불안감, 분노감, 의기소침, 자의식, 무절제, 무방비이다.
난 스스로는 자신이 약간 개방적이고 성실한 반면에 동조성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 사람들이 친밀하게 되는 '나누기 게임'의 질문지 샘플
- 전세계의 어떤 사람이라도 선택할 수 있다면 누구를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싶나요?
- 전화를 걸기 전에 뭐라고 말할지 연습해본 적이 있나요? 어째서죠?
- 당신이 생각하는'완벽한 하루'는 어떤 날인가요?
- 가장 최근에 혼자 노래를 부른 적은 언제인가요? 다른 사람에게 불러준 적은요?
- 만약 당신이 90살까지 살 수 있고 인생의 마지막 60년 동안 몸이나 마음 중에서 한쪽이 30세인 채로 머물 수 있다면 어느 쪽을 선택하겠어요?
- 당신이 어떻게 죽을 것 같다는 비밀스런 예감 같은 것이 있나요?
- 당신이 자란 환경이나 조건 중에서 바꾸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만약 내일 아침 눈으 ㄹ떳 무엇이든 하나의 재능이나 소질을 가질 수 있게 된다면 그게 무엇이었으면 좋겠어요?
- 오랫동안 해보고 싶다고 꿈꿔온 일이 있나요? 그걸 하지 않은 이유는 왜죠?
- 당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추억은 무엇인가요?
- 만약 1년 뒤에 갑작스럽게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방식 중에 바꾸고 싶은 것이 있나요? 어째서죠?
- 당신의 삶에서 사랑과 애정은 무슨 역할을 하나요?
- 당신의 삶에서 부끄러웠던 순간을 다른 사람들과 나눠본 적이 있나요?
- 가장 최근에 다른 사람 앞에서 눈물을 보인 것은 언제죠? 가장 최근에 혼자 운 적은 언제인가요?
- 만약 농담을 하기에는 너무 심각한 주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 모든 학문을 시험해보는 것을 즐겨하고, 배우는 데 전력을 다해 아무리 배워도 결코 만족을 모른다면 그를 지혜를 사랑하는 이, 즉 철학자라고 부르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플라톤 <국가Republic>

** p161의 표 5-1 스누핑 현장안내서와 p179의 표 5-2 스누핑 도감(현장안내서)를 보면 다른 성격 유형보다 성실성을 알아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이 일하고,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낼 동료를 선택하는데 있어 명랑해 보이고, 편안해 보이고, 세련된 외모에 친근한 표현을 사용하는 외향성과 동조성을 지닌 사람도 훌륭하지만, 여기에 정장 차림으로만 구분 가능한 성실성까지 갖춘 사람이라면 더 좋을 텐데 말이다. 그런 점에서 p280의 표 8-1 침실 현장지침서와 p297의 표 8-2 사무실 현장지침서는 성실성을 '밝은 조명, 어질러져 있지 않음. 정리정돈되어 있음, 깔끔하고 안락함. 정돈된 책과 잡지 그리고 음반. 쾌적한 상태, 청결함'에서 찾으라고 한다. 이제 면접을 볼때 여러 각도에서 찍은 서너장의 방 사진을 지참하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 정확한 판단을 내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정확하지 않은 판단을 내렸을 때도 관찰자들의 대다수가 사진 속의 인물이 어떤 성격적 특성을 갖고 있을 거라고 거의 동일한 판단을 내렸다. ... 다른 말로 하자면 모든 사람이 누군가의 외모에 근거해서 그 사람에 대해 동일한 판단을 내렸다고 해서 그것이 올바른 분석인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 수 많은 심리학 연구결과들은 이미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기획되지 않은 경우 면접 시험은 지원서에 적혀 있는 정보들을 근거로 판단하는 것보다 오히려 면접자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 기포드는 또한 심사자들이 면접을 통해 면접 대상자의 사회성으 평가하는 데는 뛰어나지만, 일에 대한 의욕을 판단하는 데는 형편없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웃라이어
20100817 - 20100831
말콤 글래드웰. 김영사

말콤 글래드웰이다!!
블링크를 몇장 넘기다, 앞표지 날개의 말콤 글래드웰 사진을 본 와이프의 한마디.
"헤~~ 내 직관이 이 사진을 보는 순간 사기꾼이라고 말하고 있어"
물론 농담입니다^^

재미있고, 생각해볼 여지의 글이 많이 들어있긴 하지만, 앞의 스눕과 같은 정리와 깊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아무래도 저자가 깊은 연구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넓은 조사를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다.
기존의 성공학이 개인의 재능과 노력에 대한 찬사였다면, 개인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그 상황을 극복해한다는 생각은 나름 신선하다. 그렇지만, 그 극복의 방법이 결국 개인의 노력이라는, 밤 12시까지의 강제자율(!!)학습을 생각나게 하는 내용은 약간의 반감을 생기게 한다.
이 다음에 읽은 "정의란 무엇인가"와 소수집단우대정책이란 같은 소재를 다룬 것도 책 읽기의 즐거움이 된다.

** 프리드먼에게는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의지, 스스로를 책임지려는 자세, 그리고 교육받고자 하는 열의가 있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가 열심히 일하고자 했을 때 일할 수 있었고 스스로를 책임지고자 했을 때 책임질 수 있었으며, 학교에 가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갈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었다는 점이다. ... 성공에 반드시 필요한 기회가 늘 우리 자신이나 부모에게서 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로부터 온다. 역사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특정한 시간과 공간 속의 특별한 기회에서 오는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1955년에 태어나는 것이나 기업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1835년에 태어나는 것처럼, 변호사가 되고자 하는 젊은이에게 1930년대에 태어나는 것은 마법의 시간대를 등에 업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p164, 165

** 마리타는 학교와 거래를 하고 있다. 새벽 다섯 시 45분에 일어나고 토요일에도 학교에 가며 밤 열한 시까지 숙제를 한다. 대신 키프 프로그램은 가난의 수렁에 빠져 있는 마리타 같은 학생들에게 그곳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 과정은 정말 효과를 발휘해서 키프 학생들 중 90퍼센터는 브롱크스의 낙후된 고등학교가 아닌 사립 고등학교나 카톨릭 교구에서 설립한 고등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다. 그리고 키프 졸업생 중 80퍼센트 이상이 대학에 가는데,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가족 중 최초의 대학생이 된다.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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