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만한 사람이라면 다들 6년동안 같은 길을 간 기억이 있을 것이다. 국민학교, 혹은 초등학교 등교길... 이사가지 않았다면,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매일매일 그렇게 반복적으로 다녔을 길. 난 대학교 1학년이 되서야 이사를 경험할 만큼 이사완 거리가 멀었고, 성격도 보수적이어서, 새로운 길을 찾는다거나, 전혀 모르는 데 돌아가는 일이 없었다. 하교길도 아니고, 등교길에 모험을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특별히 들렸다 가야 할 곳이라곤 학교 문앞에 있는 방문구가 전부였다. 그렇게 난 어린 시절, 정문으로 가는 길과 후문으로 가는 길, 두 길을 사용했다. 근데 항상 저녁때쯤, "오늘 내가 어느 길로 학교에 왔지?"하고 생각해 보면 전혀 기억이 없는 날이 많았다. 특별한 일이 있었으면, 그 기억으로 어느 길로 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