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zdnet칼럼리스트로 활동중인 소프트웨어아키텍쳐, 류한석님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참고로 류한석님은 peopleware.co.kr를 운영중이다.
그 강연 내용 중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하나와 교훈을 소개할까 한다.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 "문맥"을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에피소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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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무님이 지나가며 한마디 던졌다.
"어이, 최대리~ MS Project 좀 검토해서 보고해"
우리의 최대리는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야근과 불굴의 정신력으로 없는 시간을 만들어 내어 MS Project 분석서를 제출했다.
제품 소개, 일반적인 장점과 단점, 우리 조직에서의 효과, 효과 미비로 도입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까지. 완벽해!
상황 1.
만족해 하는 상무님. "흠, 그래. 도입을 검토하려 했는데 이렇단 말이지. 그럼 도입은 없었던 걸로 해야겠네, 수고했어."
음~~ 좋다, 정말 좋다.
상황 2.
보고서를 받은 상무님은 "MS Project"가 뭔지 기억을 못 한다.
제길, 점심때 읽은 경영잡지에 나온 광고를 보고, 정말로 "지나가"면서 한 말이었다.
보고서를 위해 보낸 시간과, 노력은 당연히 아무것도 아니다. 정말로 nothing, 아무것도 아니다.
상황 3.
보고서를 받은 상무님은 "그럼 프로젝트 도입 안 하면 뭘 도입해야 한다는 게 없잖아", 바로 호통이다.
아, 상무님이 Project 검토를 이야기 한 것은 사장님이 프로젝트 관리 프로세스에 대해 가볍게 "언급"했기 때문이었다.
나름 Project 제품에 대해 알고 있었기에 제품 이름을 말한 것일 뿐인데, 도입 하지 말자고 하니, 그럼 관리 프로세스를 도입은 어떻게 하나?
보고서엔 "*** 제품이 우리 사정과 맞으니 이것을 도입하는 것이 프로젝트 관리 프로세스에 도움이 되겠다"는 내용이 있어야했다.
당연히 최대리는 일을 하다가 만 거다. 반만 한 건다. 그리고 결국 반만 한건 하나도 안 한 것과 같은 평가를 받는다.
상황 4.
바로 결론을 검토한 상무님의 X 씹은 표정.
사실, 아는 후배를 통해 Project 제품 구매 청탁이 들어와 구입을 고려하던 상황이었는데, 효과 미비로 도입하지 말자니.
보고서를 폐기해 버려? 다른 각도에서 보고서를 다시 만들라고 해봐?
김상무님의 고민과 별도로, 최대리가 찍힌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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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제품 보고 업무 하나에도 이렇게 다양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세상 만사가 "상황 1"처럼 단순 명쾌하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만큼 "그" 분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위 사람만이 아니라, 동료, 아래 사람들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게 따른 해결책, 솔류션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키는 대로라도 잘 하면 일 잘 하는 사원정도는 될 수도 있다.
물론 보통 상사는 어처구니 없는 요구들을 많이 하기에, 시키는 것을 전부다 하려면 엄청난 성실성이 필요하지만 말이다.
반면, 스마트한 사원이 되려면, 의도를 파악하고, 문맥을 이해해서 일을 진행해야 한다.
의도와 문맥이 파악되면,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은 얼마든지 안 해도 된다.
해야 할 일들은 시킨 사람도 파악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반영해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고, 이는 모두를 만족시킬 것이다.
(남의 성공을 시기하는 "멍청한" 동료만 빼면 말이다.)
ps... 늦은 시간까지 강의해주신 류한석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하려다가 안 하신 에피소드들 꼭 듣고 싶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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